제목과는 너무 동떨어진 생각들로 운을 떼는 것 같지만 내가 별로 안 친한 사람들에게 가장 자주 물어보거나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요즘 당신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이 무엇인가?’와 ‘당신이 요즘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이다. 나는 스물 한살 정도부터 시도때도 없이 이런 생각들을 하기 때문에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할 수 있는 말이 잔뜩 준비되어 있지만, 아닌 사람들도 많았다. 아무튼 여기서 내가 남들이 어떤 생각을 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에 대한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고, 중요한 건 왜 내 무지출 챌린지가 작심삼일로 끝났는가이다.
사진에서 나와있는 것과 같이 11월 30일부터 시작한 무지출 챌린지는 12월 2일까지 성공하고 3일에 실패하고 말았다.
말그대로 ‘작심삼일’이다.
12월 3일에 10만원을 써버렸다. 원래 같았으면 ‘10만원, 뭐, 쓸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겠지만, 안 쓰겠다 생각하다가 돈이 나가니 꽤 크게 느껴졌다.
지출내역은 12월 25일에 갈 식당 예약금이다.
🤔
운이 좋게도 상병이 되는 12월 24일에 딱 맞춰 휴가를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 확정적으로 휴가증이 나온 건 아니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내 머릿속에 가장 가득 차 있는 생각은 무엇일까?
‘울타리 밖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 먹으며 좋은 시간 보내고 싶다’
군대 오기 전에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하면서 학교 다닐 때는 차라리 군대 가는 게 더 편할 수도 있겠다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자대 배치만 받으면 행복할 거라는 공군을 선택했고, 전역하고 도전할 사업 아이디어들을 구상하고 다듬기에 좋은 시간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부분의 사람들과 사고과정이 달랐고, 한국 군대의 기형적인 조직문화에 동화되기에 고집도 세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생각보다 몸도 약한 것 같다. 물론,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그래도 어쨌든 계속 편해지고 있고, 앞으로 더 편해지겠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소속감이 느껴지지 않고, 느끼고 싶지도 않을 정도니까.
아무튼 변명이 길었고, 세 줄 요약해보자.
1. 부끄럽지만, 군대 들어오기 전과 다르게,
2. 내 머릿속은 밖에 나가서 음식같은 음식 먹고 싶다는 생각 따위의 것들로 가득 차서
3. 비싼 돈 주고 밥 먹으려고 무지출 챌린지를 실패했고, 휴가 기간에도 실패할 예정이다.
다만, 휴가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미리 지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돈을 아껴볼 생각이다. 그리고 그건 잘 지키고 있다.
병사 식당 최대한 이용하고, BX에서 쓸데없는 군것질거리 안 사먹기
군것질 안 사먹으면 살 빠지는 외부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다.
(근데 왜 병사식당을 자주 가니까 배가 아플까... 만들면서 균을 뿌리나...)
머릿속에 가득한 욕구가 범죄 행위와 관련된 것도 아니고, 그게 지금 상황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된다면, 거기에 투자해야 하는 거 아닐까?
잘 버텨보자. 일단 잘 버텨야, 뭘 더 하든가, 말든가 하니까.
그리고 어디서 본 것 같은 말인데, 작심삼일을 10번 하면 한 달이라고 하니까😂
'감정 & 인간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게으른 하루의 가치 – 무의미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 (3) | 2025.05.16 |
---|---|
복학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어색함, 이렇게 풀어보세요 (0) | 2025.05.15 |
블랙프라이데이를 버티는 소비 억제기 (0) | 2023.12.08 |
테셋(TESAT) 시험 후기와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들 (2) | 2023.12.06 |
일병 6호봉의 무지출 챌린지 (2) | 2023.12.04 |